요즘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핫한 팀을 꼽으라면 단연 시카고 컵스를 뽑을 수 있다. 요즘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오승환 선수가 속한 세인트 루이스와 강정호 선수가 속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있는 네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11.5게임차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카고 컵스의 돌풍의 중심에는 작년 NL 사이영상을 수상한 제이크 아리에타를 중심으로 한 팀ERA 2.67을 자랑하는 어마어마한 마운드가 있다. 현재 시카고 컵스의 1~5선발은 모두 2점대 ERA 이하를 마크하고 있는 데 (제이크 아리에타는 1점대)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역대급 1~5선발 중 하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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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발 제이크 아리에타 (Jake Arrieta) ERA 1.74

2선발 존 레스터 (John Lester) ERA 2.06

3선발 카일 헨드릭스 (Kyle Hendricks) ERA 2.94

4선발 존 래키 (John Lackey) ERA 2.78

5선발 제이슨 하멜 (Jason Hammel) ERA 2.26

(Baseball reference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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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터 론돈 (Hector Rondon)이 이끄는 불펜진 또한 저스틴 그림을 제외하고는 모두 2점대 이하의 ERA를 마크하고 있는 지금의 시카고 컵스의 마운드는 가히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지구 최강의 투수라 불리는 커쇼는 없지만, 작년 사이영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시카고 컵스를 이끄는 탈에이스급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가 굳건히 버티는 한 시카고 컵스의 마운드는 쉽게 붕괴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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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단지 팀 ERA와 개인의 ERA가 아니다. 요즘은 ERA 보다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로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FIP이다. FIP란 풀이하자면 수비무관 평균자책점이다. 즉, 수비의 영향을 제외한 평균자책점이라는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FIP를 토대로 시카고 컵스의 마운드를 보자면 다른 지구의 1위 팀들과 특별나게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이다. 비록 다른 지구의 1위 팀들보다 3.33으로 조금은 앞서 있긴 하지만 NL 동부지구 1위 워싱턴 네셔널스 (FIP 3.44)나 NL 서부지구 1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FIP 3.57)과 비교해봤을 때 그리 특출나지 않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AL 리그의 다른 팀들의 평균 FIP는 4점대를 마크하고 있지만, 그건 AL과 NL의 차이로 본다고 가정했을 때 결코 컵스의 FIP은 두드러지는 수치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게 무슨 말일까? 나는 이 사실에 대해서 이렇게 분석한다. 컵스의 미친 듯한 마운드는 컵스 마운드 자체의 힘도 있겠지만, 수비의 기여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이라고 본다. 실제로도 수치로 봤을 때 컵스의 ERA와 FIP의 수치는 -0.66로 지구 1위 팀들 중에 1위이다. 투수 개인의 ERA와 FIP도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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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발 제이크 아리에타 (Jake Arrieta) ERA 1.74    FIP 2.46    차이 -0.72

2선발 존 레스터 (John Lester) ERA 2.06    FIP 2.97    차이 -0.91

3선발 카일 헨드릭스 (Kyle Hendricks) ERA 2.94    FIP 3.13    차이 -0.19

4선발 존 래키 (John Lackey) ERA 2.78    FIP 3.26    차이 -0.48

5선발 제이슨 하멜 (Jason Hammel) ERA 2.26    FIP 3.53    차이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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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수비의 도움을 받고 있고, 특히 5선발인 제이슨 하멜조차 ERA 3.53의 평범한 투수가 될 수 있었던 선수를 ERA 2.26이라는 뛰어난 투수로 탈바꿈하고 있을 정도로 수비진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이다. 즉, 투수들이 수비의 덕을 굉장히 많이 보고 있고, 지금의 마운드는 투수들이 만든 것이라기보다는 컵스의 야수들이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의 컵스 야수진은 벤 조브리스트 (Ben Zobrist), 크리스 브라이언트 (Kris Bryant), 앤서니 리조(Anthony Rizzo)와 같이 탄탄한 내야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전체에 내놔도 꿀리지 않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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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컵스의 수비진은 얼마나 수비를 잘하고 있는 것일까? 놀랍게도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던 것과 정반대였다. 수비를 아주 잘하고 있을 것만 같았던 시카고 컵스는 실책이 41개로 지구 1위 팀 중에서 실책이 1위이다. 또한 팀 수비율을 보여주는 팀 Fld% 역시 .984로 지구 1위 팀 중에 최하위이다. 수비의 덕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팀이 가장 실책이 많고 수비율이 낮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러던 중 다른 수치를 보게 되었다. 총 허용 실점 196점인 데 반해 총 허용 자책점182점에 불과했다. 이 것은 많이 낮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또 많이 높은 수치도 아니다. 하지만 실책 허용 갯수와 Fld%와 비교해 봤을 때 다른 1위팀들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 말인 즉 많은 실책에 비해 그 실책을 실점으로 연결하고 있지는 않다는 말이다. 투수로 치자면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것일 수 있고, 야수로 치자면 실책으로 인해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이 것이야말로 참으로 역설적이지만 가장 야구의 본질을 정확하게 집어주고 있는 수치가 아닌가 싶다.



야구는 기록으로 말을 해야되지만 그렇다고 기록이 전부가 아닌 스포츠다. 정리하자면 지금 컵스의 잘 나가는 마운드의 힘은 야수의 수비에서 나오고 야수들의 수비력은 단순히 실책이 아닌 실책에 의한 연쇄 붕괴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집중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비력이란 단순히 실책의 갯수로만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수비가 뛰어난 팀이 우승에 가장 가깝다는 말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그 말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 야구의 기본은 수비란 말이 더욱 와 닿았던 분석인 것 같다.



그나저나 어쩌면 이번 시즌은 시카고 컵스가 가장 우승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디까지나 염소의 저주가 또다시 그들의 발목을 잡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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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참조 : 베이스볼 레퍼런스 (Baseball reference)

사진 출처 : http://spor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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