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쏠쏠한 활약을 함에 따라 이제 더이상 국내 팬들에게도 메이저리그가 단지 먼 타국의 리그 이야기가 아니다. 심지어 코리안 메이저리거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그 소속팀을 떠올릴 정도이다.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팀 중 하나가 바로 오승환 선수가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승환 선수가 등판하는 날이면 오승환 선수 분석글이 쉼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단 국내 여러 칼럼이나 기사들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오승환 선수의 메이저리그 성공비결은 단연 공의 분당회전수 (rpm)에 비례한 무시무시한 구위일 것이다. 오승환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할 때 그의 구위가 통한다 통하지 않는다 여러 설전들이 많았고, 결국 그는 그의 구위가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한 선수가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프랜차이즈가 될 기세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 (Trevor Rosenthal)이다. 2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올리며 세인트루이스의 스타급 마무리로 주목 받던 그가 왜 갑자기 부진을 겪게 된 것일까? 왜 그에게서 팀 린스컴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 불안함이 생기는 것은 왜 일까? 거의 모든 국내 언론이 오승환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고 그래서 나는 트레버 로젠탈을 분석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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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작년, 재작년과 비교해서 의아하게도 올해 로젠탈의 스탯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급격히 구속이 떨어진 슬라이더를 제외하고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나 그의 세컨더리 피치인 체인지업의 구속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슬라이더는 그가 주로 구사하는 공이 아니니 그의 부진과 크게 연관성이 없다. 솔직히 겉보기에 그의 가시적인 기록 이외에는 작년과 변한게 크게 없다. 실제로 아래의 스탯캐스트 영상에서 처럼 그의 강속구는 여전히 위력적다. 그래서 그의 스탯을 모조리 다 뒤져보았다. 일단은 작년의 로젠탈의 스탯들은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기 때문에 오직 작년 스탯과의 단순 비교는 그의 부진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않아보인다. 그래서 그나마 지금과 비슷한 세부 스탯이지만 판이하게 다른 성적을 기록한 제작년의 스탯 역시 같이 살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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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부 스탯을 보던 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올해 그의 K/9는 그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13.5를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그의 BB/9 역시 7.88로 작년, 제작년의 5.37, 3.28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또한 그의 피홈런율이 아주 크게 상승했는데, 0.26, 0.39를 기록했던 피홈런율이 1.13으로 거의 3~4배가량 상승했다. 이번 시즌이 끝날 때 개인 한 시즌 최다 피홈런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실제로 그의 경기에서는 큰 거 한방에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할 측정치는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 변화이다. 로젠탈은 강속구를 무기로 타자를 윽박지르기 때문에 강속구에 호응하는 수준높은 변화구 하나가 필수로 장착되어야 한다. 그런 그의 세컨더리 피치가 체인지업이고 그동안 로젠탈은 수준급 체인지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번 시즌 로젠탈의 체인지업은 그 다른 시즌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로젠탈의 체인지업 자체의 구속이라든지 구사율은 지난 2년동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구종 가치는 아주 크게 하락했다. PITCH f/x에 의하면 제작년, 작년 5.9, 6.1을 기록했던 체인지업의 구종가치는 0으로 급감했다. 이는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의 체인지업 구종가치가 하락하면서 저절로 그의 주무패스트볼4.8에서 -4.9로 대폭 하락했다. 그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구속이 예년과 비슷하고, 좌우 무브먼트 역시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을 보일 뿐만 아니라 그의 삼진율이 데뷔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걸로 보아 이 두 구종 가치의 동반 하락의 원인체인지업에 뭔가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젠탈은 주로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기 때문에 높은 K/9과 높은 BB/9에 근거해 추론하였다.)





그의 체인지업에 이상 징후를 다른 스탯에서 알 수 있는 데, 바로 스윙 비율이다. 공을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빼면서 스윙을 유도하는 비율21.2%로 작년 30%에 비해 8.8%나 감소하였다. 이는 제작년의 28.3%와 비교해봐도 크게 떨어진 수치이다. 또한 공이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왔을 때의 스윙 유도 비율도 감소하였는데 두 수치를 종합한 결과 43.4%로 작년 51.8%47.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컨택율76.7%로 상승하거나 예년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즉, 타자들이 더이상 로젠탈의 체인지업에 속지 않고 그의 공을 노려서 치는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수치를 의식해서인지 의식하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올 시즌 로젠탈의 투구는 유독 한 곳으로 몰리는 투구가 많아졌다. 원래 로젠탈은 스트라이크 존 모든 곳을 찌르는 투구를 하여 상대를 교란 시키는 투수 유형이다. 물론 이것은 비단 로젠탈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성적이 좋은 불펜진들이 던지는 방식이다. 선발투수와는 다르게 짧고 임팩트있게 모든 공을 보여주고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볼배합을 할 때도 아웃카운트별 볼배합을 주로 한다. 반면에 선발투수는 보다 길고 오래 이닝을 끌어가야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이닝별 볼 배합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 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쓴다. 예를 들어 내가 저번 포스팅에서 분석했던 노아 신더가드가 있다.



2015 트레버 로젠탈 패스트볼 (좌) 2016 트레버 로젠탈 패스트볼 (우)


2015 트레버 로젠탈 체인지업 (좌) 2016 트레버 로젠탈 체인지업 (우)



어쨋든 그래서 로젠탈의 작년과 제작년의 패스트볼 핫 존과 체인지업 핫 존을 보게되면 스트라이크 존 전체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의 핫 존들을 살펴보면 유달리 던지는 포인트가 몰리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나 체인지업은 유달리 던지는 위치가 작년과 제작년에 비해 좁아졌다. 그러므로 메이저리그정도의 수준 높은 타자라면 이런 로젠탈의 체인지업에 쉽게 배트가 따라나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흥미로운 사실은 그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핫 존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체인지업이라는 구종 자체가 패스트볼처럼 날아오다가 살짝 꺾여 혼동을 주는 구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크게 다른 궤적은 타자로 하여금 아래로 오는 공은 체인지업이다고 생각하기 쉽게 만들 수 있다. 즉, 타자들로 하여금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서게 만들고, 로젠탈이 보여주는 좁은 선택지 덕택에 노림수에 제대로 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이 차트를 보면 좌하단의 장타율과 타율이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차트는 포수 기준이기 때문에 우투 우타인 로젠탈의 기준으로 우하단,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하는 위치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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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렇다. 로젠탈의 부진의 원인체인지업의 구종 가치 하락좁아진 핫 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 우하단을 노리는 타자의 노림수에 제대로 걸려들게 되는 것이고, 그의 높은 삼진율은 그 하단을 노리지 않는 패스트볼과 동시에 그 하단을 노리고 있는 타자들의 노림수가 만들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그가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펼치려면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저절로 각 구질의 구종 가치는 동반 상승할 것이고, 그의 성적 또한 필연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삼진율은 떨어지겠지만....




자료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Baseball Reference), 팬그래프스닷컴 (Fangraphs.com), ESPN, 브룩스 베이스볼 (Brooks Baseball), MLB.com


사진 출처 : www.zimbo.com







  1. koriny 2016.06.28 03:20

    분석 장난 아니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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